2012년 3월초에 지리산 둘레길 제10코스까지 완주하고, 11코스(하동호-삼화초등학교)를 걷다가 집에서 전화를 받고 중간에 아쉽게 접어야 했던 기억이 난다.
2012년 5월 3일 밤 11시15분, 무궁화호 기차에 몸을 싣고 수원역을 출발하여 다음날 새벽 3시반 쯤 순천역에 도착했다.
순천에서 포항행 무궁화호 열차는 5시30분 출발이라 2시간을 순천역에서 기다려 하동역을 지나 횡천역에 도착하니 6시15분에 도착했다.
횡천역에서 내리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나를 빼놓으면...). 횡천역내에는 역무원 조차도 없어 썰렁했다.
횡천역에서 관점마을(11코스)까지는 약 6km, 걸을만한 거리라 생각되어 걷기로 했다. 7시50분경 지난번(금년 3월)에 왔었던 곳까지 왔다. 반가웠다.
하동호에서 대축마을까지
마누라와 직장동료에게 문자로 안부 전하고, 오늘은 11코스(하동호-삼화실)과 12코스(삼화실-대축마을)를 가기로 계획을 세웠다.
제11코스를 걷는데 거의 대부분이 아스팔트길이고, 가게는 없다.
5월초인데 날은 한여름이나 다름없는 내리쬐는 햇볕과 아스팔트에서 올라오는 열기는 한여름을 능가했다.
17시 대축마을에 도착했다. 땀도 흘렸고 갈증도 나서 슈퍼에서 막걸리를 한잔할까 해서 슈퍼를 두드리니 가게는 문이 잠겨있었다. 농번기라 일하러 간 모양이다.
그래서 숙소를 찾아 최참판댁에 전화를 하니 매진이고, 체험마을에 빈방이 있으며 데리러 오겠다고 한다.
5분 후 트럭으로 사람이 왔다. 막걸리를 사겠다고 슈퍼를 알려 달라고 하니 양조장에 데려다 주어 1병을 사려고 했으나 양조장 주인은 2병을 건네어 2600원을 냈다.
숙소에 도착했다. 숙소에서는 주인이 맥주를 마시고 있었다. 나도 염치를 불문하고 김치(막걸리 안주)를 부탁하니 김치와 여러 가지 반찬, 감 말린 것, 떡을 안주인이 가져왔다.
출출하기도 하여 막걸리 1병과 반찬 등으로 허기를 달랬다.
7시에 저녁식사를 하면서 주인과 주인의 처남 3명이 식사를 하면서 맥주와 소주, 막걸리를 마셨다. 민박집 주인은 금년 61세였고, 젊었을 때 운동 좀 한 근육질 체격이었다. 그 주인은 나에게 많은 이야기를 해 주면서 상대가 어떤 생각을 하는지를 알아야 한다는 이야기였다.
대축마을에서 오미마을까지
다음날 아침, 4시에 일어나서 밥을 짓고, 도시락을 싸서 5시30분에 대축마을 민박집을 출발했다.
13코스(오미마을-난동)를 시작한다는 생각으로 출발했으나, 「원부춘마을」이라는 푯말이 계속나온다. 뭔가 잘못되어다는 생각에 출발장소로 되돌아 갈까하는 생각도 많이 해보았지만 이미 너무 많이 왔다.
중간에 지도를 펴보아도 짐작이 안간다. 인터넷을 찾아보았다.「원부춘마을」를 검색해보니 지리산둘레길 제13코스라고 하지만 생소하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현재(5월5일) 대축마을에서 오미마을까지는 아직 미개통 구역이었던 것이다.
대축마을에서 원부춘마을을 가는데 계속 오르막이다. 2시간을 가니 정상이 나왔다. 대축마을에서 원부춘마을까지는 둘레길이기 보다는 등산코스라고 해야 맞을 것 같다.
힘들게 원부춘마을까지 왔으나 뜨거운 햇빛을 맞으며 저녁 5시쯤 피아골(전남 구례군 토지면 외곡리 기촌 802번지)에 도착했다.
그런데 지금까지의 이정표가 보이질 않는다. 주변사람들에게 물어봐도 모르고, 지리산 둘레길 자체를 잘 모르고 있었다.
구례안내센터(061-781-0850)에 문의를 하니 그곳 미개통구간이고, 이정표가 아직 설치되지 않았으며, 5월25일에 완전개통 예정이라고 한다. 또, 오미마을의 민박(이장집, 한옥집)을 소개받아 문의를 했더니 숙박료는 4만원이고, 피아골에서 오미마을(운조루)까지 버스로는 5분 정도, 도보로는 약 1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기왕 걷기로 생각했던 것이니 걷기 시작했다. 1시간이 걸린다고 하였지만 피아골에서 17시20분에 출발하여 20시 오미마을에 도착했다.
한옥집이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는 상당히 미치지 못했다. 나를 안내했던 이장님(여)은 집으로 갔고, 밖에 비는 내리고, 이 넓은 집에 할머니와 단둘이다. 약간 겁도 났다.
오미마을에서 남원 주천까지
5월6일 2시30분에 일어났다. 밥을 지어 먹고, 4시30분에 한옥집을 나서면서 「운조루입장료 안내」 표시를 보았다. 내가 잔 이곳이 국가중요민속자료 제8호 1968년 지정된 운조루라는 곳이었다.
“운조루는 조선 영조 52년(1776년)에 당시 심수부사를 지낸 류이주가 세운 집으로 99칸(현존 73칸)의 대규모 주택이고, 명당자리에 지어졌다”고 한다.
오미마을에서 방광마을까지는 12.2km, 방광마을에서 탑동마을까지 11.4km, 탑동에서 밤재까지는 10.5km, 밤재에서 주천까지는 7km 총 41.1km 이고, 예산소요 시간은 약 17시간이다. 보통 속도로 걸으면 밤 10시쯤 도착이 예상되지만 좀 서둘러 간다면 6시경쯤 주천에 도착되리라 예상한다.
1시간이 지난 5시30분, 날은 아직 어두웠지만 상사마을에서 구례읍이 한눈에 보인다.
지리산탐방안내소(화엄사 입구)에 도착하니 7시, 관광객들이 듬성듬성 보이기 시작한다.
지리산 둘레길 제14코스(오미-방광) 예상소요 시간은 5시간이지만, 방광사거리에 도착하니 8시10분, 1시간20분 정도 단축했다.
방광마을에서 탑동마을까지는 임도로 표시되어 있다. 소요시간은 5시간이다. 과수원 한가운데를 지나 앞을 보니 바래봉에 철죽이 불이 난것 처럼 붉게 물들어 있었다.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불이 난 곳에 철죽을 심었던 것이다. 탑동마을에 12시30분에 도착했다. 예상시간 보다는 40분 빨리 도착한 것이다.
15코스(방광-밤재) 예상시간은 4시간이고, 정확하게 16시30분에 밤재에 도착했다.
밤재는 산 정상이고 남원과 구례의 경계지점이다. 밤재에서 남원시 주천까지는 내리막길이다. 소요시간은 3시간 30분이라고는 하지만 내리막길이기 때문에 2시간 정도면 도착하리라 생각된다.
얼마나 걸었을까 발바닥에 약간의 통증이 느낀다. 오미마을(운조루)에서 4시30분에 출발하여 오후 6시30분에 외평마을에 도착했으니 14시간을 걸은 셈이다.
외평마을 이정표가 보이고, 「여기서부터 지리산 둘레길 제1구간 시작점입니다.」라는 표지판이 보였다. 너무나 반갑다. 지리산 둘레길 전구간을 완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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